인터넷의 발전은 우리가 쇼핑하고, 영화를 감상하며, 정보를 소비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DVD(또는 그 이전의 VHS)를 구매하거나 대여하려면 직접 매장을 방문해야 했으며, 거친 언어나 폭력, 성적 표현, 약물 사용이 포함된 콘텐츠에는 명확한 경고 표시가 부착되었다. 영화는 미국영화협회(MPA)의 기준에 따라 ‘R 등급’으로 분류되어, 17세 미만은 부모나 보호자 동반 없이는 관람할 수 없다는 점이 명시되었고, 이를 통해 청소년에게 부적절한 콘텐츠를 쉽게 식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우스 클릭 한 번이면 이미지, 영화, 각종 온라인 콘텐츠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소셜 미디어는 물론 성인물(예: 포르노)까지도 여과 없이 노출된다. 온라인상에 존재하는 콘텐츠의 양은 과거보다 훨씬 많아졌고, 고속 스트리밍 기술의 발달로 접근성도 대폭 향상되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우리는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동시에 이들의 프라이버시를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까?
소셜 미디어는 청소년의 사회성 및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우울감, 불안, 사이버 괴롭힘, 대면 소통의 감소와 같은 부정적인 영향도 미칠 수 있다. 틱톡, 페이스북, 스냅챗 등 일부 플랫폼은 가입 연령을 13세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불충분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몇몇 국가는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호주는 만 16세 미만 아동의 소셜 미디어 사용을 금지한 최초의 국가로, 미성년자의 접속을 허용할 경우 기술 기업에 최대 3,2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 노르웨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다른 국가들도 이와 유사한 연령 제한을 검토하거나 시행 중이며, 15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해서는 부모의 동의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성인 콘텐츠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성인 콘텐츠는 온라인에서 손쉽게 접근 가능하며, 솔직히 말해 어린 자니가 이런 사이트에 들어가기 위해 부모 허락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포르노 사이트는 성인 전용이라는 경고문과 함께 18세 이상인지 여부를 묻는 정도에 그친다. “예” 버튼을 클릭하기만 하면 무제한 포르노 콘텐츠에 즉시 접근할 수 있다.
온라인상에서 미성년자를 보호할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두고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틱톡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전 세계적으로 운영되지만, 연령 제한의 적용 수준은 국가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 14세 청소년이 부모의 동의 없이 틱톡에 가입했을 경우, 그 책임이 플랫폼에 있는지, 아니면 현지 당국에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 실제로 소셜 미디어 기업도 정부 기관도 청소년의 연령 제한 준수를 일관되게 감독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호주는 만 16세 미만의 소셜 미디어 이용을 전면 금지하며 엄격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법적 조치를 취한 국가는 말레이시아뿐이다. 말레이시아는 2025년 1월 1일부터 모든 플랫폼이 말레이시아 커뮤니케이션 멀티미디어 위원회(MCMC)로부터 라이선스를 취득하도록 의무화했다. 다만 이 조치 역시 청소년 보호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프라인에서 나이가 어려 보이는 사람이 연령 제한 상품(예: 술, 담배, 복권, 성인잡지)을 구매하려 할 경우, 판매 직원은 신분증 확인을 요청한다. 만약 충분히 나이가 많다면 해당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나이가 미달이거나 신분증이 위조된 경우, 판매 직원은 이를 거부하고 거래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디지털 환경에서는 연령 인증 기술이 마치 매장의 직원처럼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연령 추정 소프트웨어는 AI 컴퓨터 비전과 머신러닝을 활용해 얼굴 특징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나이를 예측한다. 소셜 미디어나 성인 콘텐츠 사이트에 대한 온라인 접근을 제어하는 데 있어 연령 추정 기술은 매우 적합하다. “나는 18세 이상입니다” 버튼 클릭보다 훨씬 정밀한 연령 확인이 가능하면서도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는다.
AI 기반 연령 추정 기술은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고도 미성년자가 포르노나 도박과 같은 성인 콘텐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효과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미성년자의 정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으며, 신원 도용이나 온라인 유해 인물에 노출될 위험도 줄여준다. 독일은 연령 인증 도구 도입에 있어 선도적인 국가로, 자국의 청소년 보호 기관인 KJM(Kommission für Jugendmedienschutz, 청소년 미디어 보호 위원회)은 머신러닝 기반 연령 확인 시스템을 공식 승인했다. KJM은 미성년자가 성인처럼 보이는 오차 가능성을 고려해 5년의 안전 여유 폭을 설정하고 있으며, 18세 이상 대상 콘텐츠에는 외관상 최소 23세 이상으로 보이는 사용자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연령 추정 기술은 구현도 간단하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대부분의 인터넷 연결 기기에 이미 내장된 카메라를 활용할 수 있어, 별도의 장비 없이도 확인 절차가 가능하다. 일부에서는 실물 신분증과 유사한 디지털 ID 도입을 제안하기도 하지만, 이는 사용자의 온라인 활동을 추적할 수 있어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미성년자의 경우, 신원을 보호하고 개인 데이터가 수집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성년자가 특정 연령 이상이거나 특정 연령대에 속하는지를 확인해 잠재적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얼굴 기반 연령 인증 기술을 의무화하려는 법안이 점차 더 많은 국가와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안면 사진을 기반으로 연령을 추정하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대상으로, 연령 추정 및 검증(AEV)을 위한 얼굴 분석 기술 평가 프로그램(FATE)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2025년 4월 14일 발표된 최신 결과에 따르면, 18세에서 30세 사이의 인물을 대상으로 총 270만 장의 이미지를 활용한 대규모 테스트가 진행되었다. 이 평가에는 총 23개의 연령 추정 알고리즘이 제출되었으며, 평균 절대 오차(MAE)는 3.845로 집계되었다. MAE는 실제 나이와의 차이를 수치화한 지표로, 값이 낮을수록 알고리즘의 정확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NIST는 미국 상무부 산하의 정부 기관으로, 기술, 사이버 보안, 규제 준수 분야의 측정 표준을 제공함으로써 디지털 신원 관리 및 정보 보안 기술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 최고 수준의 위조 방지 실재감지 기술과 결합된 FaceMe®는 차세대 연령 인증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NIST의 연령 추정 및 검증 평가에서 FaceMe®는 매우 우수한 성능을 보였으며 고무적인 결과를 기록했다:
FaceMe®는 경쟁 알고리즘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이며, 연령 추정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FaceMe®는 MAE 3.282 미만의 결과를 기록하며 상위 10위 알고리즘 안에 포함되었다.
FaceMe®는 비자 사진, 국경 통과 이미지, 범죄 기록 사진 등 다양한 유형의 이미지에서도 탁월한 성능을 발휘해, 전 세계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솔루션임을 입증했다.
AI 기반 연령 추정 기술의 미래는 매우 유망하다. 현재 이 기술은 마케팅 및 광고 분야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쇼핑몰은 실시간으로 방문객의 연령대를 분석하고, 그에 따라 프로모션 콘텐츠를 자동으로 조정할 수 있다. 평일 정오에 쇼핑몰을 찾는 고객층과 주말 방문객은 연령대와 소비 패턴이 뚜렷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디지털 사이니지를 활용하면 은퇴자나 전업 부모를 타깃으로 한 콘텐츠에서 10대 및 청년층을 겨냥한 콘텐츠로 손쉽게 전환할 수 있으며, 연령 추정 소프트웨어를 통해 수집된 고객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를 자동화할 수 있다.
또한, 리테일 매장의 무인 계산대 키오스크도 AI 연령 추정 기술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슈퍼마켓 무인 계산대에서 흔히 발생하는 병목 지점은 바로 주류 구매 과정이다. 대부분의 상품은 문제없이 스캔할 수 있지만, 주류를 스캔하는 순간 직원이 와서 신분증을 확인하고 승인 코드를 입력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과정이 번거로워 아예 무인 계산대 사용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정부의 승인을 받을 경우, 무인 계산대에 연령 추정 기능을 탑재해 외관상 30세 이상으로 판별되면 별도의 확인 절차 없이 결제를 이어갈 수 있다. 물론 법적으로 주류 구매가 가능한 나이라 하더라도 외모상 30세 미만으로 인식될 경우에는 기존 방식대로 직원에게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독일은 연령 제한이 있는 온라인 콘텐츠 접근에 AI 기반 연령 추정 기술을 도입했으며, 오차 가능성을 감안해 5년의 여유 범위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이를 공식 승인했다. 호주는 소셜 미디어 계정을 개설할 수 있는 최소 연령을 16세로 규정하며 강력한 기준을 마련한 바 있다. 현재 더 많은 국가들이 청소년의 온라인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연령 인증 관련 법안을 제안하고 있으며, 이러한 제안이 실제 법제화로 이어지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하다. AI 연령 추정 기술이 계속해서 정교해짐에 따라, 앞으로 독일과 호주처럼 연령 검증 정책을 도입하는 국가들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